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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정보

우울증인데 왜 조현병 약을 주는걸까?

by color 2022. 10. 9.

우울증 진료를 보고 난 후, 흔히 항우울제라고 알려져 있는 약뿐만 아니라 항정신병약물이라고 불리는 조현병약을 같이 처방받아 당황스러움을 느끼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약품 설명에 조현병 치료제라고 나와 있기 때문에 '내가 정신이 많이 이상한 건가?'라는 의문을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항정신병약물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정신병약물은 무엇인가? (참고: [의학 정보] - 항정신병약물이란? 효과와 부작용은?)

항정신병약물은 말 그대로 정신병적 증상을 억제해주는 약을 말합니다. 정신병적 증상이라는 것은 환각, 망상과 같은 증상을 말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뇌의 신경전달물질(특히 도파민) 이상으로 생긴다고 추측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춰주는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울증인데 왜 항정신병약물을 쓰는 것일까?

우울증 환자에서 항정신병약물을 쓰게 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우울증상이 심각하여 환각,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우울증이 심한 분들 중, 자신을 비난하는 환청이 들린다거나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욕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정신병적 증상은 단순히 항우울제만 복용해서는 쉽게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항정신병약물을 병용하고 있습니다. 둘째, 항우울제만으로 충분한 증상 완화를 경험하지 못한 '치료저항성' 우울증인 경우입니다. 간혹 항우울제만으로 우울증상의 충분한 완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에 기존에 복용하던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물을 병용할 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상품명: 아리피프라졸정,아리피정, 아빌리파이정 등)이라는 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국내 식약청에서도 치료저항성 우울증인 경우, 항정신병약물 중 아리피프라졸과 쿼티아핀(quetiapine)을 보조요법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습니다. 

같이 먹어도 안전한 걸까? 

우선,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물 사이 약물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은 적습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항정신병약물 자체의 부작용입니다. 항정신병약물은 장기 복용 시 체중 증가, 식욕 증가, 혈당 증가, 지질대사 이상 등의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복용하고 있는 아리피프라졸의 경우 이러한 위험성은 다른 약들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위험성은 존재합니다. 또한 가만히 있기 어려운 느낌, 초조감과 같은 좌불안석증이 흔한 부작용입니다. 대사증후군의 경우 일상생활 관리로 조절할 수 있으며, 좌불안석증과 같은 부작용은 영구적인 것은 아닙니다. 일시적 부작용의 경우 약의 용량을 조절하거나 부작용을 가라앉혀주는 약이 있으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약을 복용하기 전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를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우울증(Textbook of depressive disorders), 제2판, 대한우울조울병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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