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 의하면 일반 사람 중 10~15%가 일생 중 한 번 이상의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쌍둥이, 가족 연구와 같은 역학 연구들에 의하면 우울증의 유전율은 40~50% 정도이고, 직계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다른 가족들의 평생 유병률은 2~3배 정도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유전자가 우울증을 발생시킬까?
아직까지 우울증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단일 유전자 혹은 우울증 발생을 증가시키는 위험 유전자는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다양한 유전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우울증을 유발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으며, 몇 가지 후보 유전자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1. 세로토닌 운반체와 세로토닌 수용체: 세로토닌과 우울증은 많은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항우울제 약물 치료에 대해서 환자들마다 반응이 다른 것을 근거로 세로토닌 수용체의 유전적 다양성이 우울증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추측하고 있으며, 우울증 발생에 있어서도 유전적인 세로토닌 운반체의 활성도 차이가 관계가 있을 것이라 추청하고 있습니다.
2. 뇌유래 신경인자(BDNF): 우울증 환자들의 특정 뇌 부위(해마, 전두엽) 부피가 감소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뇌유래 신경 인자(BDNF)의 유전적인 활성도 차이에 따라 신경세포 발달이 달라져 우울증 유병률이 다른 것은 아닌지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뇌 특정부위의 신경세포가 새로 생성이 되는 것을 관찰하였는데, 문제는 이것이 우울증 증상의 호전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족 중에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우울증에 걸리는 것일까?
유전자가 완전히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유전율은 약 40% 정도로 확인되었는데, 이것은 우울증이 100% 유전 질환이 아닌 환경적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는 간접적인 증거입니다. 이것을 유전학적으로 후생 유전(epigenetics)의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더라도 환경적인 영향에 따라 유전자의 활성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DNA 메틸화, 히스톤 아세틸화를 들 수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양육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특정 유전자들의 DNA 메틸화, 히스톤 아세틸화가 많아져 스트레스에 취약한 생물학적 상태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은 나중에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울증의 발생에는 유전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지만, 발달 과정에서의 환경적 요소가 향후 우울증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즉,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더라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일반 사람들과 우울증 유병률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학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울증도 종류가 있나요? (0) | 2022.09.17 |
---|---|
우울증의 원인은? 정말 마음의 병일까? (0) | 2022.09.04 |
우울증약을 먹고 식은땀이 난다면? (0) | 2022.08.15 |
정신과약을 먹고 말이 어눌해졌다면? (0) | 2022.01.04 |
정신과약 '탄산리튬(Lithium)'은 어떤 약이고, 부작용은 무엇일까? (0) | 2021.12.24 |
댓글